황 형준 – 보스턴컨설팅그룹(BCG) 공식 블로그 Tue, 11 Aug 2020 07:55:18 +0000 ko-KR hourly 1 올라운드 플레이어 /all-round-player/?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all-round-player Wed, 29 Apr 2020 00:52:07 +0000 /?p=2552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언제 빠져나오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긴 싸움을 예감해서일까. “그저 버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기업의 경우 매출 하락을 방어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도 동시에 고려해야 할 때가 왔다. 바로 직전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떠올랐다. BCG의 연간 보고서 `50대 혁신기업`에 따르면 2007년 혁신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겁내지 않고 혁신이라는 항목에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경기가 회복하면서 5년래 경쟁자를 저만치 따돌렸고, 연간 4% 증가한 총주주수익률을 기록했다.

갑자기 이들에게서 `올라운드 플레이어(all-round player)`의 모습이 겹쳐졌다. 활동 폭이 넓어 공격수인지 수비수인지 구분이 모호해 어느 포지션에 있어도 능수능란한 축구선수. 강인한 체력과 기술로 무장해 구단의 러브콜 1순위를 받는 이들이다. 위기에도 급진적 성장을 이룬 기업은 수비에도 공격에도 모두 능수능란했다. 이들 기업의 고난 극복 비결을 수비와 공격에 대입해봤다.

위기를 방어하고 경기 흐름을 우리 팀에 유리하게 바꾸는 게 수비의 목적이라면, 절감을 넘은 차별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예산을 삭감할 것이 아니라 위기 후 현실을 반영해 가장 가능성 있는 시도에 예산을 할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포트폴리오 변화는 그 첫 단추다. 여력이 있다면 특정 인력 고용도 고려할 만하다.

필자는 데이터 과학·분석 또는 제품 관리 분야에서 우수 인력을 찾지 않는 임원은 만나본 적이 없다. 지금이야말로 뛰어난 인력으로 오랜 기술 격차를 해소할 때가 아닐까. 아울러 원격근무를 비롯해 유연한 근무 형태가 도입됐다면 이번 기회에 조직 문화를 재정비하는 기회로 삼아보는 것도 좋다.

경기 흐름이 팀으로 넘어왔다면 골문을 향해 질주할 때다. 기존 사업모델을 바꿔 보자. 못 바꾸면 이미 새로운 사업모델을 활용할 사업자를 인수할 정도로 배짱을 부려야 한다. 위기 상황에는 잠재력 있는 사업자가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Disney+)는 기술 업체 뱀텍(BAMTech)과 스트리밍 플랫폼인 훌루(Hulu) 인수를 통해 영입한 인력과 역량을 활용해 급성장 중이다. 이래야 뜻밖의 득점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위기 속에서 대담하게 변신하는 것은 장기적 성장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1930년대 대공황은 고난이었으나 한편으론 열렬한 혁신의 시기이기도 했다. 헬리콥터, 제트엔진, 캔맥주, 자외선 차단제, 나일론 등 셀 수 없는 발명품이 탄생했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도 언젠간 과거가 될 일이며 교훈을 남길 것이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기업에 대해 역사는 그를 승리자로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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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AI’ 모델 /human-plus-ai-model/?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human-plus-ai-model Fri, 24 Apr 2020 02:09:53 +0000 /?p=2554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스타벅스는 디지털라이제이션을 통해 급성장했다. 불황에 강한 포트폴리오를 내세웠던 폭스바겐과 보험사의 온라인 플랫폼화를 추진했던 핑안보험도 크게 성공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웃는 기업은 어딜까.

필자는 기업이 위기의 절정을 지나 회복기에 진입했을 때, 인공지능(AI)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4번의 글로벌 경기 침체 시 기업의 14%는 오히려 매출을 신장했다. AI는 기업 운영과 관련한 트렌드 최전선에 있다. 위기가 변곡점에 다다르면 회복에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AI의 혜택은 수없이 많다. AI로 추가 비용 없이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은 물론, AI가 진화한 머신러닝과 고급 데이터 분석기술은 새로운 소비자 행동을 알려주기도 한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회색빛 전망도 물론 있다. 그런데 AI가 멈출 수 없는 흐름이라면 이를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적용해야 할 터다. AI와 인간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도록 말이다.

필자는 이를 `인간+AI 운영 모델`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를 제대로 수립하려면 명심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다. △리더십의 의지·AI 중심 조직 재편 △인간의 능력을 완전히 배제하지 말 것 △기존의 업무방식에 집착하지 않을 것 △조직원 모두 AI가 불러올 변화에 대비할 것 등이다.

만약 당신의 회사가 AI 기반 회사가 되기로 했다면, 규모와 한계비용을 저울질하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AI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 믿는 한, 모든 의사결정은 AI와 인간의 합작품이어야 한다. 쩡밍 알리바바 최고전략관리자도 “가능한 한 많은 운영 결정이 실시간 데이터가 반영된 기계와 함께 내려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인간의 장점은 AI보다 전체 맥락을 잘 이해한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의 온라인 식료품점의 웹사이트 트래픽이 4배나 폭증한 사건이 있었다. 사내 AI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는 이를 서비스 거부 공격의 증거로 해석해 새로운 거래를 중단시켰다. 다행히 이 회사 직원들은 트래픽 증가가 코로나19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서 실수를 바로잡았다.

인간과 AI가 함께 협동하는 방법의 좋은 사례 중 하나는 패션산업에서의 예측이다. AI는 예측오류를 25% 줄일 수 있지만, 모든 패션 트렌드가 과거의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파악될 수는 없었다. 한 기업과 일하며, BCG는 AI를 인간의 전문지식과 결합해 예측오류를 50%나 줄일 수 있었다.

이처럼 AI는 인간의 사고력과 해석으로 강화돼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대한 BCG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은 지금껏 사후 대책에 집중했다. 하지만 과감하고 혁신적인 행동을 취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인간과 AI가 결합한 어벤저스 회사 만들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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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업그레이드하라 /upgrade-your-mind/?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upgrade-your-mind Sat, 11 Apr 2020 07:46:42 +0000 /?p=2545 모차르트나 다빈치 같은 천재들은 생각이 막힐 때 환경을 바꾸거나 반대편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봤다고 한다. 극단적인 변화를 줘서 발상을 전환했던 것인데 이를 통해 창의적 돌파구에 방해가 되는 인지 편향을 줄여나갔다고 전해진다.

불확실성이 만연한 시대에는 새로운 생각을 더욱 좇는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수많은 조직이 주기적으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는 걸로 안다. 디지털 기술·기능이 비즈니스 모델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사람의 인사이트는 더욱 중요하다. 좋은 생각은 비즈니스 모델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이 기계적으로 흘러가다 보면 아이디어를 위한 아이디어만 나온다. 참신한 아이디어 획득이란 목적은 사라지고 모두 “이게 왜 안 되는가”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한다. 불확실성 속에서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한 셈이다.

그렇다면 기왕 하는 거 천재처럼 극단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지금부터 5년 뒤를 가정하고 판매량이 3배 상승한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성과를 달성하려면 올해에 무엇을 했을까. 또 어떤 것을 버려야 했고 바꿔야만 했을까. 쉽지 않은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탐색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브레인스토밍에도 전략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신념과 가정을 완전히 버리기 △(앞서 말했듯) 좋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리더의 참신한 질문 △아이디어에 대한 판단 보류 △아이디어를 좁히는 적절한 방법 등.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라이너스 폴링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한 최선은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라며 “큰 수의 법칙에 따르면 대다수 아이디어가 별 볼 일 없겠지만 일단 판단을 보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실행을 위한 최고의 아이디어를 고르면 된다. 그런데 사람은 미지에 대해 본성적으로 불편함을 느껴 실현이 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의견에 손을 들게 마련이다. 이러한 인지 편향을 극복하고 아이디어를 살리려면 리더가 먼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실현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부여해줘야 한다. 이로써 가장 안전한 기회를 선택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아이디어가 채택된 사람에게 이 급진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아이디어에 대해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하게 해야 한다. 다른 부서 동료와 얘기를 해보거나 고객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는 등 2차적 브레인스토밍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불확실하지만 변해 있을 세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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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경쟁력 ‘템포’ /tempo-companies-competitiveness/?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tempo-companies-competitiveness Sat, 04 Apr 2020 07:49:29 +0000 /?p=2548 한국전쟁 참전용사 존 보이드 미국 공군대령은 몇몇 전투기 조종사들의 적군 격추율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이드의 관찰에 따르면 에이스 조종사들은 같은 조건에서도 남보다 민감하게 관찰하고 신속히 방향을 설정했다. 더불어 결정과 실행 속도도 빨랐다. 탐색에서 실행까지 이르는 과정에 걸리는 시간을 꾸준히 단축해 전투의 속도(템포: Tempo)를 높여 적군의 허를 찔렀던 것이다.

보이드는 “이 모든 단계가 빈틈없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면 경쟁자의 대응률은 0%로 바닥을 친다”며 “템포가 빠른 자는 적군을 파괴해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파괴적 혁신에 코로나19 사태까지, 인류 최대 불확실성에 직면한 비즈니스 환경에 이를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 민첩하고 민감하며 공격성까지 확보한 기업이나 조직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경쟁자를 옥죌 것이다.

오늘 필자는 비즈니스 버전으로 4단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탐색(Scan), 방향 설정(Orient), 결정(Decide), 실행(Act)의 앞 글자를 딴 `SODA`를 한 단위의 템포로 정의하고, 템포가 비즈니스라는 전쟁터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한다.

앞서가고자 하는 조직은 경쟁구도를 체계적으로 `탐색(Scan)`해 새로운 기회와 파괴 지점을 찾아야 한다. 알리바바는 매일 1페타바이트 이상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고객 행동 패턴을 탐색한다. 이를 통해 외부 상황에 대한 주시를 유지하고, 안일한 대처에 수반되는 돌발 상황도 영리하게 피해간다.

`방향 설정 (Orient)`은 탐색에서 관찰된 신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흩어진 점을 잇는 단계라고도 볼 수 있다. 즉, 변화에 따른 기회와 리스크가 무엇이며 `블랙스완`은 어디에 도사리고 있을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잠재적 기회와 리스크를 예상할 수 있는 팀과 역량이 필요하다. 이어서 `결정 (Decide)`과 `실행 (Act)`이 신속하려면 리더는 일관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며, 조직원은 이를 신뢰해야 한다. 각 팀의 방향은 이미 경쟁의 장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리더라면 조직별 미션을 전사적 전략과 연계하는 것도 필수다.

네 요소가 반복적으로, 빠르게 돌아갈 때 조직은 환골탈태하게 된다. 무엇보다 전문성이 쌓이게 되면 4단계에 걸친 템포가 빨라져 최상의 전투력을 갖게 될 것이며 전보다 훨씬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과거엔 패스트 폴로어 전략의 한 축으로 누군가를 카피하며 `빨리빨리` 움직이는 게 대한민국 미덕이자 문화였다. 그러나 지금은 따라할 절대적 존재도 없다. 그저 자기만의 방향 설정해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템포 우위의 혜택이자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최상의 장기 보험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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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세계 /world-after-covid19/?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world-after-covid19 Thu, 26 Mar 2020 07:44:12 +0000 /?p=2540 대응과 극복에 전력을 다하기도 버거운 요즘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 이후의 세계는 결코 그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과거 중국 사스(SARS) 사태 이후 전자상거래가 급성장하고 알리바바가 부상했다. 성장 기회는 위기 대응을 넘어, 반등에 대한 준비는 물론 미래사업을 재구상할 때 잡을 수 있다.

과거에 전염병은 경제에 강하면서도, 짧고, 일시적인 충격만 미쳤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코로나19 대유행 직전까지 사상 최장의 글로벌 경기확장 주기가 지속돼 왔고, 이미 미·중 무역관계 불안, 정치적 불안정 등과 함께 경기둔화 신호가 나타나려던 참이었다. 따라서 수요와 소비심리에 가해진 충격이 세계 경제를 침체로 이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침체가 있더라도 이후엔 반등이 따르며,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사업 환경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정보력과 리스크 진단 능력, 재택·유연 근무 형태 적용능력, 인력 재배치 등에서 사업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급변할 소비자의 태도도 신경 써야 한다. 위생이나 헬스케어, 여행, 사회적 관계 등에서 특히 그러할 것이다. 원격 활동, 새로운 연결 방식 등에서 소비자 행동 패턴이 바뀌면, 충족되지 않는 새로운 니즈가 탄생한다. 사업을 재구상할 때는 이런 변화를 재구상의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위기 이후 기업이 성장하고 기회를 만들어 나가려면, 다음의 핵심 성공요인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역경에서 기회를 찾는 태도를 가져라. 번영했던 기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이를 추구했다. 둘째, 위기에만 집중하기보다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사업모델 혁신·재편 기회를 찾아야 한다. 셋째, 약한 신호를 감지하라. 세상에 어떤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확대할지 고민하라. 이는 소비자의 행동, 수요 패턴 변화 등과 관련된 데이터에 자주 접근하고 고객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확보할 수 있다. 넷째, 사업 포트폴리오마다 개별 가중치를 부여하라. 사업 부문별로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그중 새로 부상하는 성장 동력을 파악해 집중하라. 다섯째, 민첩하게 행동하고, 변화하라. 장기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던 기업도 위기가 오면 이런 기조를 놓치거나 간과하게 된다. 오히려 위기를 장기 변화로 간주하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위기는 썰물과 같아서 물밑에 있던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위기 이후에도 기존대로 영업을 재개한다면 평범한 기업이다.

늘 역경 속에 기회가 있다. 앞을 내다보고 새로운 니즈를 예상해 충족시키며, 전략과 조직을 진화시키는 것은 리더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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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사람만 위기가 기회 /crisis-opportunity-for-who-are-ready/?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crisis-opportunity-for-who-are-ready Wed, 18 Mar 2020 07:41:57 +0000 /?p=2537 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다. 금융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이 글로벌 침체의 징조인지, 전염병으로 촉발된 불황은 얼마나 심각할지, 성장과 회복 시나리오는 어떨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

아쉽지만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딱 잘라서, 이를테면 `국내총생산(GDP)이 몇 % 하락한다`는 식으로 보여줄 명쾌한 숫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혹시 누군가 그런 것을 내놓는다면 믿을 만하다고 보기 어렵다. 명확하지만 신뢰성 낮은 이런 것을 기다리기보다는 과거에 전염병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에서 실마리를 얻고, 불황 회복의 패턴에서 통찰력을 도출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며 현명한 대처법이다.

최근 주요국 금융시장의 여러 지표는 극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선, 금융시장 약세와 실물경기 침체를 반드시 동일시할 필요는 없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미국시장 기준, 최근 100년 동안 금융시장은 약세였지만 실물경기는 불황이 아니었던 경우가 7번이나 있었다.

물론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 취약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는 실물경제 불황, 금융위기, 중앙은행은 긴축정책으로 인한 정책형 불황 등 세 가지로 분류 가능하다. 만약 바이러스로 실제 불황이 온다면 첫 번째 유형일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른 두 가지보다 강도가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불황으로 이어질지 단기 충격에 그칠지와는 별개로, 어쨌든 어느 시점엔가는 회복으로 돌아설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과거 사스, 1968년 아시아 독감, 1958년 홍콩 독감, 1918년 스페인 독감의 경험에서 보면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 충격은 V자로 회복됐다. 다만 이번 코로나19가 워낙 전례 없는 양상이어서, 과거와 같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 또한 불황은 주로 순환적인 것이지, 구조적인 사건은 아니지만, 가끔 양쪽의 경계가 모호할 때가 있기는 하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그랬다.

누구에게도 미래를 보는 마법의 구슬 같은 것은 없지만, 과거로부터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첫째, 예측에 의존하지 말라.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 모른다. 특정 예측에 의존하지 말고 상시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둘째, 금융시장의 급등락에 비즈니스 판단을 흐리지 말라.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금융시장과 실물시장은 항상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셋째, 데이터를 면밀히 살펴라. 데이터를 토대로 우리 기업이나 조직이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 양쪽 모두에 준비가 돼 있는지 객관화해 측정하라. 마지막으로, 위기 상황 이후를 전망하고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하기 시작하라. 어떤 과제가 있을지, 어떤 새로운 기술과 경향이 나타날지에 대비해야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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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승자, 바이오닉 기업 /new-winner-bionic-companies/?utm_source=rss&utm_medium=rss&utm_campaign=new-winner-bionic-companies Wed, 11 Mar 2020 07:39:01 +0000 /?p=2534 최근 대형 유통기업이 앞으로 수백 곳의 점포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지 유통기업만 이런 상황인 것도 아니다. 대형 금융사, 기존 미디어, 자동차 메이커…. 대부분의 전통기업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건 소비자가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 소비자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험과 제품, 서비스를 요구하며 `나에게 맞춘` 제품과 서비스에 지갑을 연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이 소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투명하게 평가한다.

물론 이런 상황에도 눈에 띄는 기업은 있다. 이들은 인공지능(AI)이나 머신러닝 등 디지털 기술로 소비자의 달라진 욕구를 충족시키고 또한 기존과는 전혀 다른 소비 경험을 선사한다. 그러면 기존 기업도 이렇게 하면 될 것 아닌가. 시도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잘되지 않는다. 이들은 실패 이유를 기술 장벽에서 찾는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존의 사업하는 방식을 어떻게 다시 디자인하느냐다.

`디지털 시대에는 이래야 한다`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시장을 선도하는 이른바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 즉 구글·넷플릭스·아마존·텐센트 등이 채택한 사업 모델이나 방식은 분명 기존과는 다르다. 필자는 이런 기업을 생체공학적 기업, 즉 `바이오닉 기업`이라고 부른다. 바이오닉 컴퍼니는 다음 세대 소비자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내부적으로 기계와 AI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완성도와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바이오닉 기업은 다섯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케 하는 기업의 환경 및 사업 모델이 중요하다. 기존의 중앙 집중형 연구개발(R&D) 기능이 아니라, 자율성을 가진 몇 백 개 팀이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이를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 역량을 갖춘다. 셋째, 주요 업무 프로세스를 소비자와 시장 중심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 시스템이다. 이는 완벽히 모듈화된 동시에 수평적으로 결합돼 범용성이 있되 동시에 개별 기업 맞춤이 구현되는 기술 플랫폼이다. 넷째,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실행하는 것이 아닌 일을 디자인하며 스스로 평가하고 또 과정을 혁신할 수 있는 디지털형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히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 구조, 즉 애자일이 가능한 플랫폼형 조직 모델과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결국 핵심은 사람이다. 바이오닉 기업의 저력은 사람의 창의성을 얼마나 촉발시킬 수 있는가에 있다. 기술은 도울 뿐이다. 또한 자율적인 팀들이 같은 지향점을 향해 움직이도록 하는 목적의식(purpose·왜 이 일을 하는가)과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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